Home 두번째 게임잼 후기
Post
Cancel

두번째 게임잼 후기

지난 8월 스토브 온라인 게임잼에 참가했다. 작년 11월에 이어 2번째 게임잼이다.
언젠가 꼭 다시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으나 굳이 8월로 계획했던 것은 아니라서, 좀 충동적인 결정이었지만서도 하루만에 모집 마감이 되었기 때문에 오래 고민하지 않은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번 참가해본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첫 게임잼에서의 미숙했던 경험 때문인지 여전히 기대감보다는 두렵고 걱정되는 마음이 컸다. 뭐 그게 참가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는데, 원래도 협업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었기에 초면인 사람들과의 협업 경험을 쌓으면서 조금이라도 더 익숙해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좋은 점이 있다면 게임잼 특성상 프로젝트 완성도가 미흡할 수는 있을지언정 아예 파투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서 프로젝트 하나를 완성시킨다는 것이 생각보다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개인일 때 더 어려운 것 같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인원으로 반년 넘게 진행했던 장기 프로젝트가 무산된 경험을 하고 나서는 인원이나 기간으로 성공 여부를 확신하기도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사흘짜리 게임잼에서 만든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퀄리티나 규모 면에선 좀 아쉽기는 해도 어쨌든 주어진 시간 내에 팀빌딩부터 시작해서 인디게임 플랫폼에 출시하기까지의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
암튼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게임잼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막판에 발견한 오류로 시연회 순서가 바뀌기는 했지만 큰 문제 없이 시연회에서 엔딩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뿌듯하다고 말하기는 좀 뭣한데 이건 나중에 얘기하고 그전에 진행과정을 조금 적어보려 한다.

팀 빌딩 및 역할 분배

팀 빌딩에 앞서 주제 키워드가 공개되면 먼저 기획 직군이 30분 이내로 대략적인 기획을 마친 후 아이디어를 피칭하는 시간을 갖는다. 저번 게임잼에서도 느꼈지만 모두가 동일한 키워드인데다 개발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획 난이도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도 겹치는 기획서가 거의 없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던 만큼 고민도 많이 되었기 때문에 사실 최종 선택의 결정적인 이유랄 것은 없었던 것 같고 다만 지난 게임잼에서 만들었던 것과 유사한 장르는 제외했다.
기획을 발표하신 A님이 프로그래밍을 같이 담당하시기로 해서 프로그래머는 나를 포함 총 3명이었다. 프로그래머 B님은 첫 게임잼 참가셨고 A님이 게임잼 참가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A님이 리드 포지션을 맡게 되었다. A님의 기획이었으니 기획 단계에서부터 구조를 어느정도 짜두셨기도 했겠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많으셔서 그런지 역할 분배 단계가 매끄럽게 진행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선 핵심 클래스 등 큰 틀을 짠 후에 그에 맞게 역할을 분배했다. B님은 UI쪽을 얘기하셔서 UI 부분을 담당하기로 했다. 나는 지난번 게임잼에서 플레이어 구현을 메인으로 담당했기에 속도감 있게 작업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플레이어를 담당하기로 했고 단순한 로직의 미니게임 부분을 같이 작업했다. 그리고 나머지, 게임매니저나 싱글턴과 같은 베이스 부분과 인게임에서 ‘상품’의 개념을 갖는 데이터가 오가는 부분은 모두 A님이 담당했다.(이때만 해도 난 내가 맡은 부분을 진작에 끝내고 다른 부분을 추가로 작업할거라 생각했다.)
역할 분배 및 깃허브 세팅을 마치고 새벽 3시쯤 본격적으로 각자 작업을 시작했다. 다행히도 세명 모두 깃허브 사용법을 알고 있었고 작업자별로 폴더와 씬을 별도로 만들어 작업했기에 스마트 머지를 따로 사용하지 않고도 충돌 관련 이슈는 거의 없었다.

느낀점

확실히 지난번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순조로운 듯했고 A님도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씀하셨지만, 사실 나는 내 작업물에 있어서 양적인 면에서도 질적인 면에서도 스스로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앞서 말했던 것처럼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쳤음에도 뿌듯함보다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일단 3D 프로젝트가 너무 오랜만이라서였는진 모르겠지만, 좀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했던 게 제일 아쉬웠다. 예를 들면 상호작용에 사용할 레이캐스트 처리나 애니메이션 같은 부분에서 간단히 해결될 문제를 가지고 버벅대느라 너무 오래 잡고 있었다.
그리고 내 기여도가 좀 낮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맡은 부분의 구현을 얼른 끝내고 추가로 다른 작업을 해볼 생각이었는데, 빨리 끝내지도 못했을뿐더러 기존에 작업했던 부분마저 A님이 많은 부분을 수정하셨기 때문에 괜히 또 손댈 부분만 늘리는 게 아닌가 싶어 선뜻 뭘 더 하겠다고 얘기를 꺼내기가 어려웠다. 한편으로는 긁어 부스럼일지라도 추가로 작업하겠다고 말하는게 좋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시간 제한이 있는 상황이고 일단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역시 이건 케이스에 따라 신중히 판단해야 하는 것 같다. 근데 그냥 되도록이면 다음부턴 제대로 1인분 이상을 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팀플레이를 하면서 1인분을 다하지 못하는 건 아무래도 좀 많이 괴롭다.
어쨌든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개선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도 비록 초단기 소규모 플젝이었다 한들, 알고리즘 문제 하나를 풀어도 리뷰를 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들과 진행한 프로젝트라면 충분히 훑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작업한 부분들에서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다른 분들의 코드에서 배울만한 점은 무엇인지 같은 것들을 한번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Week13 - 스터디 문제집(2) (끝)

-

Comments powered by Disqus.